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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목사님은 교회에서도 저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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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동훈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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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목사님은 교회에서도 저럴까요? 교인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을까요?"

필자는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하고 있는 목사이다. 신학을 전공으로 박사 수업을 받는 것이기에 강의실에 모인 학우들은 거의 다 현직 목사 혹은 전도사이다. 그런데 그 가운데 집사님이 끼어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얼마 전까지 집사님이셨다가 교회 사역을 시작하신 전도사님이시다. 그러니 마인드는 아직 평신도의 마음을 가지고 교역자들을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수업시간에 상습적으로 늦는 학우가 있다. 5분, 10분 늦을 때도 있고 1시간 심지어는 2시간을 늦을 때도 있다. 어쩌다 한번이 아니라 거의 매주 늦는다. 3년 내내 그렇다. 가끔 왜 늦었는지 사정을 얘기하기도 하지만 3년 내내 매번 늦을 만한 사정이 생길리가 있는가? 본인이 시간관리를 잘못하고 지각하는 습관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런 그 목사에 대해 얼마 전까지 평신도였던 그 전도사님이 이렇게 말했다.
"저 목사님은 교회에서도 저럴까요? 교인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을까요?"

과연 그 목사는 교회에서도 그렇게 늦을까? 예배시간에, 교사모임에, 봉사시간에 저렇게 상습적으로 지각할까?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겠다. 만일 그렇다면 사역에 불성실한 사역자인 것이고, 아니라면 교회 안의 모습과 밖의 모습이 다른 사람인 것이다.

목사들은 교인들에게 설교하기를 "교회 안의 모습과 밖의 모습이 같아야 한다"고 설교한다. 과연 목사들은 그런가? 목사들은 주로 교회 안에서 살기에 교회 안의 모습이 자신의 진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그 평신도 출신 전도사님의 "저 목사님은 교회에서도 저럴까요? 교인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을까요?" 라는 질문이 필자의 마음에 울린다. 필자는 교회 밖에서, 목사직분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도 교인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가?

대학원 수업을 받다보면 어떤 학우는 출석체크가 끝나면 강의실 밖으로 나가 1시간 이상 있다가 들어오는 목사도 있다. 위에서 언급한 상습적으로 지각하는 학우이다. 이런 행동을 거의 한 학기 내내 했다. 그런 모습을 볼 때, 교수님도, 다른 학생들도 도대체 그 학우가 수업 시간에 밖에서 무얼하다 오는지 의아해했다.

그 목사는 교회에서도 그렇게 행동할까? 예배시간, 기도회시간, 봉사시간에 출석체크만 하고 나갔다가 한 시간 뒤에 돌어올까? 아니라면 학교에서는 왜 그렇게 행동하는가? 주의 일이 아니라서?

교회 안에서 성실해야 한다면 교회 밖에서도 성실해야 한다. 교회 안에서 친절하다면 교회 밖에서도 친절해야 한다. 교회 안과 밖의 모습이 다른 위선적인 목사가 되지 말자. 교인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목사가 되자.

이것에 대해 필자도 자유롭지 못하다. 필자는 목회하며 시간나면 쿠팡 상하차를 했었다. 거대한 공간 안에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필자가 목사임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거기서는 참 거칠었다. 필자보다는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친절하고 온순했다.

그리고 필자는 건설현장에서 막노동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거기에 내가 목사임을 아는 청년이 있었다. 그 청년이 그 현장에서 내가 목사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퍼뜨렸기에 필자는 말과 행동을 조심했다. 몇 달 동안 필자와 마주치고 같이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교회 다니느냐? 예수 믿으라"며 권면했다.

돌이켜보면 필자는 필자가 목사임을 아무도 모르는 현장에서는 거칠게 행동하고, 목사임이 알려진 현장에서는 신앙인처럼 행동한 것이 참으로 진실되지 못하고 위선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필자도 이 문제에 대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누구를 정죄할 자격은 없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보고 돌아보자. 나는 교회 안에서만 목사인가? 교회 일에 대해서만 성실하면 되는가? 성도들에게 교회 안과 밖의 삶이 일치해야 한다는 설교에 대해 정작 목사 자신은 자유로운가?

돌아보자. 교인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목사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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