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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복음적 정체성이냐, 연합기구 안의 영향력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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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과공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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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복음적 정체성이냐, 연합기구 안의 영향력이냐 



기독교대한감리회 제37회 총회가 NCCK·WCC 탈퇴 건의안을 본회의에 올리지 않았다. 총대 243명(241명 서명, 2명 발의)이 서명한 안건이었다. 건의안심사위원회는 "36회 총회에서 이미 결론이 난 사안"이라고 했고, 총회는 표결 없이 그 보고를 받았다. 2022년 이 문제가 처음 총회에 오른 뒤로 감리회는 네 해 동안 한 번도 찬반을 묻지 않았다.


탈퇴하지 않는 이유는 분명히 제시돼 왔다. 밖에서 비판하기보다 안에 남아 바로잡자는 것이다. 감리회는 NCCK의 창립 회원이고, 연합운동의 역사에서 감리교회가 맡아 온 몫도 적지 않다. 문제가 있다면 그 자리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책임 있는 태도라는 주장에는 일리가 있다. 36회 총회가 대책위 보고서를 채택하며 '내부 개혁'을 택한 것도 이 논리였다.



그렇다면 물어야 한다. 남아서 얻은 영향력은 실제로 무엇을 바꾸었는가.


내부 개혁의 핵심 수단은 복음적 인사의 파송이었다. 김정석 감독회장은 취임 후 복음적 인사를 보내겠다며 8명을 추천받았다. 그러나 실제로 파송된 이는 2명이었다. 약속한 수단부터 4분의 1만 이행된 셈이다. 2023년 대책위원장은 NCCK가 동성애 지지를 공식화한 사실이 확인되면 앞장서 탈퇴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때 NCCK에 보낸 질의에 어떤 답이 왔고, 대책위가 그 답을 어떻게 판단했는지 감리교인 대다수는 알지 못한다.


연합기구 안에 남는 이유가 영향력이라면, 그 영향력은 결과로 증명돼야 한다.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잔류는 '내부 개혁'이 아니라 현상 유지일 뿐이다. 그리고 현상 유지가 거듭될수록 "남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된 것 아니냐"는 의심이 커진다. 교단의 대표 자리, 연합기구 안의 직함, 대외적 위상이 신앙의 정체성보다 앞서는 것 아니냐는 물음이다. 본지는 이 의심을 단정하지 않는다. 다만 교단 지도부가 이 물음에 답할 책임이 있다는 점은 분명히 말해 둔다.


결국 이 논쟁의 본질은 탈퇴냐 잔류냐가 아니다. 감리회가 연합기구에 남아 있는 것이 복음적 정체성을 지키는 길인지, 아니면 정체성과 무관한 영향력을 유지하는 일인지 감리교인 앞에 투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려면 최소한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36회 결의 이후의 이행 실적을 공개해야 한다. 누구를 추천받았고 누가 파송됐으며, 왜 나머지는 파송되지 않았는지 밝혀야 한다.


둘째, 대책위가 NCCK·WCC에 보낸 질의와 받은 답변, 그리고 그에 대한 판단을 공개해야 한다. "공식 지지가 확인되면 탈퇴하겠다"는 기준이 있었다면, 그 기준을 어떻게 적용했는지도 알려야 한다.


셋째, 총회가 직접 답해야 한다. 243명이 서명한 안건을 위원회 단계에서 거르는 것은 논쟁을 끝내는 방법이 아니라 미루는 방법이다. 찬반 어느 쪽이 이기든, 총대들의 표로 결론을 내야 그 결론에 권위가 생긴다.


영향력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감리교회가 연합기구 안에 있어야 한다면, 그 이유는 그 자리에서 복음을 더 분명히 증언할 수 있기 때문이어야 한다. 그 증언이 보이지 않는다면, 남아 있어야 할 이유를 다시 물어야 한다. 그 질문을 막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




[이 게시물은 사랑과공의님에 의해 2026-11-01 23:40:22 감리회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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